처음 센터에 들어가서 얼마 안 됐을 때, 유독 눈에 띄는 남자 어르신이 한 분 계셨습니다. 뇌출혈 후유증으로 편마비가 있으셔서 한 손에는 항상 지팡이를 짚고 다니셨거든요. 과거 하와이에서 사시다가 오셨다고 하는데, 이목구비가 뚜렷한 정말 멋쟁이셨습니다. 선생님들이 잘생겼다고 칭찬을 건네면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환하게 웃으셨고, 집에 가실 때는 항상 중절모를 챙겨 쓰셨어요.
지난번 제가 AI 이미지 생성기를 활용해 어르신들의 모습을 변신 시킬때, 이분은 '하와이 해변을 여유롭게 거니는 신사'로 만들어서 보여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 화면을 보며 아이처럼 환하게 웃으시던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평소 말씀을 거의 못 하셔도 늘 온화한 미소를 띠고 계시는 얌전한 분이셨습니다. 딱 한 가지만 빼고요.
안마기 앞에서만큼은 양보가 없으셨던 하와이 신사 어르신
점심 식사 후 2층으로 올라갈 때면 엘리베이터를 순서대로 타야 하는데, 이 어르신은 항상 먼저 올라가시려는 굽히지 않는 고집이 있었습니다. 바로 2층에 있는 안마기를 남들보다 먼저 쓰셔야 했거든요.
담당 선생님들이 순서대로 가자고 말려도 막무가내셨습니다. 말씀을 못 하시니 온몸으로 버티시는 거예요.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은 진땀을 빼셨지만, 저는 솔직히 그 모습이 너무 인간적이고 귀여웠습니다. 평소 온화하신 분이 안마기 앞에서만큼은 그렇게 고집을 부리시는 걸 보면서, 마음속에는 분명한 본인만의 욕구와 의지가 살아있다는 게 오히려 반갑게 느껴졌거든요.
기적처럼 들려온 노래 한 소절, 그리고 풀리지 않은 숙제
제가 휴무로 자리를 비운 어느 날, 동료 선생님으로부터 동영상 하나를 전달받았습니다. 음악 시간에 마이크를 잡고 어르신이 노래를 따라 부르시는 영상이었습니다.
평소 말씀을 전혀 못 하시는 분이잖아요. 그런데 어눌하긴 해도 분명히 가사를 따라 부르고 계셨습니다. 그 영상을 보며 저는 너무 감격해서 화면 너머로 하트를 마구 보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아무리 마이크를 드려도 그냥 빙그레 웃으며 고개만 끄덕이실 뿐이셨거든요. 오래 근무하신 선생님께 여쭤보니, 워낙 1년에 한 번 들을 수 있을까 말까 한 참 귀한 일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댁에 모셔다드리는 길에 조심스레 이유를 여쭤봤지만 역시 미소로만 답하셨습니다. 박수받는 게 쑥스러우셨던 건지, 아니면 그날 분위기에 취해 본인도 모르게 나오신 건지, 그 이유는 지금도 풀지 못한 숙제입니다.
현장의 궁금증이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과정으로 이어지다
이 특별한 경험은 저에게 노인 심리학에 대한 깊은 호기심을 남겼습니다. 어르신들은 언어적 소통이 어려울 뿐, 내면에는 과거의 기억과 깊은 감정, 그리고 자존심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어르신들의 마음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어 관련 교육을 찾아보았습니다. 내일배움카드로 들을 수 있는 과정이 있나 찾아보다가 '노인심리상담사' 과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이 자격증은 국가 공인이 아닌 민간 자격증이라 내일배움카드로는 수강할 수 없더라고요.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 방법 및 비용
다행히 수강료 자체는 전액 지원(무료)해 주는 교육 기관들이 꽤 있었습니다. 다만, 모든 강의를 수강하고 시험에 합격한 뒤 실제 실물 자격증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약 8만 원가량의 발급 수수료를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진행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수강 방식: 100% 온라인 강의 (총 25강, 약 20시간 소요)
- 합격 기준: 진도율(출석) 60% 이상 충족 후, 온라인 시험 60점 이상 득점
- 자격 성격: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민간자격정보서비스
- 활용도: 요양원, 주간보호센터 등 관련 기관 취업 시 이력서 기재 가능
자격증보다 앞서는 것은 어르신을 향한 공감과 이해입니다
현장에서 어르신들과 함께하며 깨달은 것은, 그분들의 행동이 결코 단순한 떼나 고집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하와이 어르신이 안마기 앞에서 고집을 부리신 것도, 단 한 번만 노래를 부르신 것도 모두 그분들만의 분명한 이유가 있었을 텐데 말이죠. 앞으로 노인 심리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되면, 표현하지 못하고 닫혀있는 그 깊은 마음들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돌봄 현장에서는 이력서의 자격증 한 줄보다, 어르신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공감 능력이 훨씬 중요합니다. 다만, 이런 심리학적 지식이 뒷받침될 때 우리의 돌봄이 훨씬 더 따뜻해질 수 있잖아요. 요양보호사나 사회복지사로서 현장에서 근무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어르신들의 깊은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노인심리상담사 과정에 한 번쯤 도전해 보시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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